유튜브 탑골 공원을 바라보며 느낌,생각




 요즘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SBS INKIGAYO를 나도 틈틈히 즐겨보고 있다. 20년전 당시 활동했던 가수와 아이돌들이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과 당시의 인기차트를 방송국 차원에서 복각해서 그대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화질이나 음향에서 열악했던 녹화 영상 자료에 비해 매우 뛰어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실시간 방송으로 계속 진행되는 거라서, 정체되고 누적된 리플이 아닌, 실시간으로 계속 갱신되는 리플을 바라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 역시, 당시 이 가요 프로그램을 나름 열심히 봤었던 세대로서 무심코 들어갔다가 당시의 추억이 되살아나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복고와 추억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충분히 지금의 세대들에게 먹히는지 증명해 왔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라든가, 무한도전의 '토토가'가 증명했듯 그저 추억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값어치를 한다는 것이었다. 어릴적 부모님이 KBS의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을 보면서 나에겐 낯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지금 토토가, INKIGAYO를 보고 즐기는 모습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 INKIGAYO는 실시간 리플을 통해 당시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유튜브 탑골 공원'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나이를 먹음'에 대한 자조적인 조롱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고, 그만큼 추억거리가 많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미,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과거 공중파 TV에서 방송됐던 만화, 광고 등 방송 자료를 보면서 당시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줄곧 있었다. 하지만 이번 INKIGAYO는 공중파 방송의 자료라는 절대적 소스와 실시간 방송이라는 기술력이 접합되어 하나의 현상이 되어버렸다. (이에 대해서는 유튜브와 공중파 방송 사이의 점유율, 계약, 기싸움 같은 어른의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크게 신경쓸 이유는 없다. 그냥 우리는 보고 즐기다가 다시 생업이라는 현실로 돌아가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영상을 보면서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영상속에서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고 있는 가수와 아이돌들이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대중에게 각인되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저런 사람들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가수와 아이돌들도 있다. 그리고, 당시에는 나름 인기를 끌었지만 중간에 큰 사고와 물의를 일으켜서 지금은 당당히 욕하거나 조롱해도 되는 것들도 있다.

 당시, 나름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고 웃으면서 자기 나름대로 꿈꾸고 노력하고 있던 사람들이 먼훗날 20년 후에 유튜브를 통해 다시 복각될 줄 생각이야 할 수 있었을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거나 큰 사고를 치고 한물가버렸는데, 20년후 갑자기 실시간 방송으로 자신의 과거가 집중 조명 받는 것은 흔히 말하는 '공개처형'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존재감 없는 가수가 나올 때는 '담배타임'이라는 다소 굴욕적적인 이름으로 부르고 있고 말이다.

 결국 추억은 추억이고, 지금은 지금이다. INKIGAYO를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도 결국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탑골 공원에서 자신의 지난 세월을 떠드는 노인들처럼 당시를 회상하고 실시간 덧글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떠들 뿐이다. 이러한 소란스러움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는 나 스스로 단정 짓기는 무리이지만, 이 소란스러움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복각될지도 모르고 말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