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서는 제대로 된 극장이 CGV밖에 없어서 몇년째 대부분의 영화를 CGV에서 관람하고 있다. 시설이라든가, 운영 방식이라든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올해부턴가 뭔가 이상한 변화를 느꼈다.
바로 영화 시작전에 에티켓 광고가 '나갈 때 쓰레기 치우고 가기' 말고는 전부 없어진 것이었다.
극장 관람 중 지켜야 할 에티켓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핸드폰 끄거나 진동모드로 바꾸기' '영화 촬영 금지' '앞좌석 발로 차지 않기' '지나친 애정행각 금지' 등등. 영화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나 단순히 sns만 조금 둘러봐도 영화 관람 중 주변의 비매너 관람객 때문에 영화 관람을 망쳤다는 하소연이 흘러나오는데- 이런 비매너 관람객을 직접 막을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영화 시작전 공지는 똑바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극장에서 그런 거 없이 '쓰레기 치우고 가기'만 에티켓 광고로 공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니들이 영화를 어떤 환경에서 보든 상관없는데, 다음 손님 빨리 받아야 하니까 쓰레기만 치워달라.'라고 하는 뻔뻔한 요구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극장에선 영화 시작전 20분동안이나 광고질 한다고 영화 시작 시간도 명시된 시각에서 10분이나 늦춰서 시작하지 않는가? 그래서, 이 내용을 가지고 모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보았는데, 리플을 통해 다른 CGV 지점에서는 에티켓 광고를 똑바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뭔가 화가 나서, 위의 내용을 가지고 CGV 홈페이지의 고객문의를 넣어보았다. 그랬더니 하루만에 답변이 왔는데 그 내용인 즉슨, CGV 각 지점의 특성 및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나의 고객문의 하나로 바뀔 거라고는 생각도 안하지만, 과연 영화 관람을 위한 올바른 매너 공지를 생략해도 될만큼의 지점의 특성과 성격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기본적인 관람 시설엔 제대로 투자도 안하는데 그저 좌석별로 관람료 차별을 두어서 은근슬쩍 관람료 인상에 앞장서는 행태를 부리면서도 영화 관람전에 에티켓 공지도 똑바로 안 해도 된다는 내부 규정을 들먹이는 CGV라는 곳이 정말 문화를 가장 잘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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