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말고 섹스해. 느낌,생각

싸우지 말고 섹스해.

내가 기억하기로 어느 일본발 트윗이 번역되어 지금도 간간히 사용되고 있는 유명한 유행어다. 섹스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자녀에게 ‘섹스란 부모끼리 화해할 때 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가, 어느날 아이가 부부싸움을 하는 걸 보고 ‘싸우지 말고 섹스해!’라고 외쳤다는 일화는 웃기기도 하지만, 매일같이 서로 물어 뜯고 조리돌림하며 조용할 일 없는 트위터 세계에서 분위기를 일순간에 환기 시키는 역할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단순히 유머로서 넘어갈 수 있는 이 한마디에 대해서 나는 다소 진지하게 해석해 보고자 한다. 정말 싸우지 말고 섹스하면 모든 게 해결될까? 이 명제를 역과 대우로 생각해보자.

명제 : 싸우지 않으면 섹스를 한다.
역 : 섹스를 하면 싸우지 않는다.
대우 :섹스를 하지 않으면 싸운다.

그렇다. 섹스를 안 해서 싸우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섹스를 못하니까 싸우는 것이다.

한편으로, 최근 1997년 대한민국이 외환위기를 맞이하여 IMF 금융구제 신청하는 과정을 다룬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했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헬조선의 기원을 다룬 영화’라고 일컫는다. 지금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고 칭하고, 탈조선만이 해답이라고 믿고 행동했다.

그런 세상이 만들어진 시초가 바로 IMF 외환위기를 맞이했을 때이며, 이 때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새로운 노동환경, 기업구조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째로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고난했던 IMF 시절을 되돌아보며 다시 한 번 감회에 젖곤 하겠지만, 반대로 IMF 시절 유년기를 보냈거나 그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당시의 상황을 이 영화를 통해 20세기말의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였는지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그것도 그럴게 실제로 학교 교과서에서는 IMF의 원인은 국민들의 과소비에 있었고,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극복했다고 가르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실제 IMF의 원인은 아는바와 같이 무능한 정부와 대기업의 무모한 투자와 어음 때문이었으며, 모두가 칭찬하던 금모으기 운동 역시 그저 기업의 부채를 갚는데 쓰였을 뿐이었다.

지금 사람들은 그런 IMF가 만들어 놓은 토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비정규직, 불안정한 직업, 저임금, 불합리한 노동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여유없이 약육강식, 각자도생만을 믿게 되었다.

그중, 남자학생들은 공부만 잘하면 자연스럽게 높은 스펙을 얻고 안정적인 직장을 통해 여성을 얻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건만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그 믿음을 비웃듯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주머니에 돈은 없고, 기대했던 스펙 조차 노력해야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만 되며, 학력과 스펙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을 따를 것이라 생각했던 여성은 속물이 되어 명품만 밝히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고, 더치페이를 거부하며, 돈많은 외국인을 따라다닌다. 자연스럽게 연애로부터 소외된 남자들은 그런 여자들을 된장녀라고 욕하고, 인터넷을 통해 만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만나, 자신을 따라와 주지 않는 여성을 욕하기 시작했다. 군대 갔다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여성들은 남성들의 고된 인생을 알아주지 않고 여성들만의 권리를 주장한다. 이런 싸움과 갈등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부터 된장녀, 김치녀, 보슬아치, 페미니즘에 이어 ‘메갈’이라는 프레임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여성들은 자신들을 ‘한남’이라고 칭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고, 상대를 짓누르기 위해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비웃으며 조롱하며, 눈과 귀를 가리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아가며 하루하루 싸운다.

제발 ‘싸우지 말고 섹스해!’라고 외치고 싶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결국 섹스를 못하기 때문에 싸우고 있음을.

덧글

  • ㅇㅇ 2018/12/04 20:00 # 삭제 답글

    천박한 인식이네요. 혐오가 혐오를 불러오는 구조에 대한 고찰 없이 결국 성욕과 지배욕에 매몰되어 사리분별 못하는 한남들에 대한 비웃음만 잔뜩. 딴에는 웃자고 써놓은 글이겠지만 실소가 흘러나옵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섹스를 하면 이 모든 혐오들이 나아질꺼 같나요? 결국 번식탈락자들에 대한 냉소와 혐오를 은근히 드러내면서 우월감을 느끼는건 아니고요?

    아, 번식탈락자들은 가부장권도 경제적 능력도 없고 연애도 못하면서, 하지만 한국남자니까 누렸던 그 모든 가부장권과 경제적 혜택과 데이트폭력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강자니까? 하지만 번식탈락자들에 대한 혐오는 혐오가 아니겠지요. 왜나하면 번식탈락자들은 결국 한남이고, 한남은 강자일테니 강자에게 가해지는 혐오는 혐오가 아닐테니까요. 뭐 혐오라고 인정하고싶지도 않겠지만요. 부당한 압제자들에 대한 분노이니까.

    한남들은 참 재미있는 존재네요. 결국 이 모든 비난과 매도를 들으면서도 섹스만 하면 좋은 존재일테니. 사람이긴 한건가? 섹스에 반응하는 동물은 아니구요? 하긴, 섹스에만 반응하는 사람말하는 동물은 혐오스러운 존재이긴 하겠네요. 세계의 절반이 그런 존재들로 채워져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도 혐오스럽지만요.
  • ff 2018/12/04 20:15 # 삭제 답글

    저 한남문단 그대로 성별 바꿔서 대응되지 않나 본인 스스로가 잘 생각하길 바람
    "싸우지 말고 섹스해"를 특정 성별로 매몰해서 읽고선 본인딴에는 진지하게 해석했다고 믿는게 웃길따름
  • 타마 2018/12/05 08:57 # 답글

    비로그인 시비글이 달린다....? 헛... 이건 혹시 개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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